호랑이가 말하는 중국사
우에다 마코토 지음 | 김경호 옮김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08년 02월 29일 출간 | 값 10,000원
중국 남부에 사는 호랑이 아종인 남중국호랑이(이 책에서는 아종명 Panthera tigris amoyensis를 따라서 '아모이 호랑이'로 표기)가 사라져가는 과정을 통해서 중국사를 생태환경사적 관점으로 관통하는 책.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교원대 김동진 선생이 <조선전기 포호정책 연구>나 <조선의 생태환경사> 등의 책과 여러 논문을 통해서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사라져 가는 과정이 조선시대 경작지 확대와 인구 증가 등 사회 경제적 발전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밝혀낸 바 있다.
중국에서도 조선과 비슷한 시기(명청시대)에 조선에서 호랑이가 사라진 비슷한 과정을 거쳤음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결국 인간 활동의 증대로 산림이 훼손되고 이는 호랑이의 서식지 감소로 이어진다. 인간과 호랑이가 접촉할 기회가 증가하면서 이전 시대의 인간과 호랑이 사이의 균형이 깨어진다.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중국의 지방지나 향토 자료를 제시하며 논증을 펼친다. 특히 중국 공산당 정권 초기의 호랑이 포획 과정은 조선시대의 포호정책을 연상케 한다. 현재 남중국호랑이는 야생에서 거의 멸종했고, 동물원 등에서 사육하던 적은 수의 개체를 이용해 야생 복원을 시도 중이다.
아무튼 판형도 작고 240쪽으로 분량도 적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호랑이가 서식하거나 과거에 살았던 다른 지역의 역사도 이 책에서 시도한 방법으로 고찰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옮긴이가 사학 전공이다보니 생물학 분야의 용어나 개념에 익숙하지 않는 점이 번역에 많이 드러난다. 또한 눈에 띄는 오자(특히 조사)가 좀 있고 다소 직역한 부분에서 문장이 매끄럽게 안 읽힌다. 편집자가 좀 과감하게 교정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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