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에 식물분류학의 토대를 쌓다 정태현(鄭台鉉, 1882~1971) 글_이주희 | 자료협조_이우철 강원대 명예교수 하은(霞隱) 정태현(鄭台鉉)은 1882년 9월 21일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구한말부터 해방 후까지 활동한 우리 식물연구의 선구자이자 살아 온 삶 전체가 우리 식물연구의 역사인 존재다. 그는 시골로 낙향한 선비 집안의 장남으로 13살까지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했으나, 이듬해인 1895년 부친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학업을 중단하고 장남으로서 농사일로 가계를 책임져야했다. 1905년 24살이 되던 해 뜻한 바가 있어 농사일을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가 상투를 자르고, 낮에는 염색소(染色所)에서 일하고 밤에는 광무학교(光武學校)라는 일본어강습소에서 공부했다. 얼마 후에 양잠학교로 옮겨 1년간 ..